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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어문규범

by 발품정보꾼 2023. 4. 5.

. 서론

 

우리나라에서 표준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33<한국 맞춤법 통일안>에서부터이다. 통일안의 총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첫째, 한글 맞춤법(철자법)은 표준말을 그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으로써 원칙을 삼는다. 둘째,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 셋째,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쓰되, 토는 그 웃 말에 붙여 쓴다. 이를 요약하자면 맞춤법은 표준어를 대상으로 하며, 표준어는 서울의 중류 계층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서가 편찬되기 시작하였는데, 이 때 교과서에 실려있는 내용은 어느 정도 표준어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맞춤법 통일안 작성에 참여했던 국어학자 이희승은 표준어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맞춤법통일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어 가지고, 정작 각개 단어의 맞춤법을 규정하려는 실제 문제에 들어가서 보니, 같은 내용 즉 같은 뜻을 가진 말이라도 여러 가지 발음이 있다. 뜻은 같은데 발음이 다르다. 지방에 따라서 다르고, 시대에 따라서 다르다. 지방에는 각각 사투리가 있고, 시대의 선후에 따라서는 옛말 현댓말의 다름이 생긴다.”

표준어는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공용어로 사용되는 규범적 언어를 의미한다. 어느 나라에서든지, 그 나라에는 많은 방언이 있기 마련이므로, 교육과 정치, 문화 등의 공용어로써 가장 규격이 바른 방언을 택하여 대표적인 국어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표준어는 서울에서 사용되는 말을 기준으로 편성되었다.

표준어는 자연스럽게 발생하여 성립되는 경우도 있지만, 인위적으로 제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위적으로 제정하는 방향에서 수도, 혹은 문화 중심지의 교양 있는 이들이 쓰는 언어가 표준어가 되는 일이 많다. 세계 각국 역시, 자기 나라의 수도에서 사용하는 말을 표준어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이와 같은 표준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본문에서는 이를 위하여 나도향의 수필 그믐달을 통하여 한글맞춤법의 어떤 규정 사항과 연관되는지에 대하여 살펴 볼 것이다.

 

 

 

 

. 본론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너무 요염(妖艶)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어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風霜)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怨恨)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哀絶)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의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한등(客窓寒燈)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 아니면 그 달은 보아 주는 이가 별로 없는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들은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 머리를 풀어뜨리고 우는 청상(靑孀)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을 쳐다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하지만,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匕首)와 같이 푸른빛이 있어 보인다. 내가 한()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러한지는 모르지마는, 내가 그 달을 많이 보고 또 보기를 원하지만, 그 달은 한 있는 사람만 보아 주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 누러 나온 사람도 보고, 어떤 때는 도둑놈도 보는 것이다.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 있는 사람이 보는 중에, 또는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 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 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 하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1. 띄어쓰기

1) 조사(41): 조사는 독립성이 없기 때문에 다른 단어 뒤에 종속적(從屬的)인 관계로 존재한다. 그것이 결합되는 체언이 지니는 문법적 기능을 표시하기 때문에, 그 앞의 단어에 붙여 쓰는 것이다. 조사가 둘 이상 겹쳐지거나, 조사가 어미 뒤에 붙는 경우에도 붙여 쓴다.

나도향의 그믐달에서 나타난 조사의 띄어쓰기 사례는 다음과 같다.

[그믐달 / 가슴 / / 이지마는 / 꿈나라에서 / 여자]

2) 의존명사(42):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의존 명사는 의미적 독립성은 없으나 다른 단어 뒤에 의존하여 명사적인 기능을 담당하므로, 하나의 단어로 다루어진다. 독립성이 없기 때문에 앞 단어에 붙여 쓰느냐, 띄어 쓰느냐 하는 문제가 논의되었으나,

문자의 각 단어는 띄어 쓴다는 원칙에 따라 띄어 쓴다.

[도 없고 / 붙일 도 없이 / 보는 / 없을 이다 / 보아 주는 ]

3) 보조용언(47):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적에는 그 뒤에 오는 보조 용언은 띄어 쓴다.

[나는 하고 / 보아 주다 / 태어나고 싶다]

 

2. 표준어

1) 단수표준어(17): 비슷한 발음의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 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약간의 발음 차이로 두 형태, 혹은 그 이상의 형태가 쓰이는 것들 중 더욱 일반적으로 쓰이는 형태 하나만을 표준어로 규정한 것이다.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발음 차이가 이론적으로 설명되든지, 두 형태가 비등하게 널리 쓰이든지 하여야 하지만, 이와 같이 처리한 것들은 두 형태를 표준어로 모두 인정할 경우 국어를 풍부하게 하기보다 혼란을 야기한다고 판단되는 사안이기에 단수 표준어로 처리하였다. -든은 비문이며, -던을 표준어로 삼되, 선택과 무관의 뜻을 나타내는 어미는 ‘-으로 사용한다.

[삼키려는(삼킬려는) / 언제/ 어떻]

2) 복수표준어: 한 가지의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이며 표준어 규정에 맞으면,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

[어떻든(아무튼/어쨌든/하여튼/여하튼)]

 

3. 사이시옷

사이시옷은 두 단어 또는 형태소가 결합하여 만든 복합명사(합성명사)의 두 요소 사이에 삽입되는 시옷을 말한다. 표기법상으로는 복합어(합성어)의 제1요소나 제2요소가 순 우리말이며, 1요소가 모음으로 끝나고 제2요소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2요소의 첫소리 ’, ‘앞에서 소리가 덧나는 경우, 2요소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 ㄴ소리가 덧나는 경우, 순 우리말과 한자어 사이에서 제2요소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경우, 2요소의 첫소리 ’, ‘앞에서 ''소리가 덧나는 경우, 2요소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 ㄴ소리가 덧나는 경우 등에 제 1요소에 시옷을 받치어 적는다.

[소리]

 

4. 잘못된 맞춤법

1) 초생달: 음력으로 하여 초하루부터 처음 며칠 동안에 뜨는 달을 의미하는 표준어는 초승달이다. ‘초생달은 초승달의 북한어이며, 대한민국에서는 틀린 맞춤법에 해당한다. 하지만 나도향의 그믐달에서는 이를 시적 허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2) 별로이: ‘별로의 잘못이다. 본문에서는 이를 강조하고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3) 풀어뜨리다: ‘풀다의 잘못이다.

 

. 결론

 

본문에서는 한글맞춤법 규정을 나도향의 수필 그믐달에 적용하여 이해하였다.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에 대한 이해는 국민들 간의 상호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 이에 따라 나도향의 수필 그믐달을 띄어쓰기와 표준어, 사이시옷, 잘못된 맞춤법의 항목으로 나누어 분석해 보았다. 대부분의 문학 작품이 그러하듯이, 표준어를 완벽하게 지키지는 않는다. 문학적 미학을 위하여 일부의 시적 허용을 사용하며, 표현의 강조를 위하여 비문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이들에 대한 맞춤법의 적용은 논의되어야 할 필요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학작품에 대한 맞춤법 적용은 필요하다. 문학작품에 사용되는 모든 말을 맞춤법의 규정에 알맞게 고쳐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작품 속에서 사용된 여러 가지 표현들이 왜 그렇게 사용되었는지, 또 비문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올바르게 고쳐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하여 생각해 봄으로써, 문학작품을 보다 잘 이해하고, 친숙하게 맞춤법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참고문헌

 

-박영준 외, 우리말의 수수께끼, 김영사, 2002

-최운선, 한글 맞춤법 및 표준어 사용 실태에 관한 조사 연구, 장안대학교, 2013

-국립 국어원, www.korean.go.kr

-네이버 국어사전, http://krd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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